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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그리고 d-1 🙏

“아까 콜에서 표정이 편해 보여서 맘이 넘 안 좋았어요”무슨 말인고 하면 - 그동안 맘고생 심했구나를 의미하신 것일 거다. 와 편한 표정도 티가 나는구나…내일은 원래 12시 안국역에서 미팅이 있었는데 왠걸 헌재 탄핵선고가 11시라 장소를 혜회로 바꿨다. 난 좀 일찍 나서서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갈 예정…! 하필 내란 시작되고 일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가 커서 집회에 많이 참여 못해 동료 시민들께 부채감이 있다… r에 대한 맘이 또 좀아까부터 편안해졌다. 여튼 더 절절한 사람이 늘 피해보는 쪽은 맞지만… 그도 그 나름대로의 표현과 관심을 나 역시도 제대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 우리 둘은 진짜 정반대의 사람 같다.

2025 2025.04.04

d-29 세종 마지막 출장 (아마도)

아마 여기로의 출장은 마지막일듯. 아침에 기차 기다리는데 r한테 카톡이 왔다. 예전에도 그 시간에 기차 기다림서 카톡하다 거의 싸웠는데. 그냥 좀 이야기하다 또 되게 맥빠졌다. 사실 맥빠질 건 하나도 없는데 내가 관심도 없고 또 의미도 없는 걸 화제로 꺼내니까 그냥 나혼자 실망스러우니 그게 내 맘을 쓸쓸하게 하는 거다. 이제 내게 남은 건 r은 내게 너무 안 맞는 사람이란 거 뿐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몇번 메시지 주고 받다 눈감고 기도했다. 이 지나가는 사람, 보낼 때가 와도 슬퍼하지 않게 해 주세요. 또 새로운 만남이 있어도 슬퍼하지 않게 — 이게 슬프다는 게 딱하지만 🥲일 얘기는… 그냥 마지막 출장 잘 끝났다고 🤓 오는 길에 택시기사님은 과거 계엄의 공포를 아는 민주당원이었다는 것. 대구 출신 사..

2025 2025.04.02

d-30

퇴사 디데이 시작. (사실 d-30은 어제 🥲)L간사님을 만났다. 일종의 멘토. 느낀점은:- 나 요즘 멘탈이 자유롭다. 항상 (그래도 꽤) 내 진로와 상태를 걱정해주는 분인데, 내 상태에 대해 눈치가 안 보인다. 교회를 안 나가는 내 상태도, 조직이 없다는 것도, 퇴사를 한다는 것도, 캐나다행을 계획하지만 대책이 없다는 것도.- 매년 강의 내요이라는 ‘스테이풀리쉬, 스테이헝그리’의 진짜 의미와 그 연설이 지금껏 회자되는 이유를 알려주셨다. 무릎을 탁 쳤다. 어차피 우린 그냥 직감대로 사는 존재라는 걸. 결국 믿을 사람은 나뿐이다. 어떤 규격이 있는 인생, 누군가가 제시하는 삶… 어차피 그렇게 안 살잖아? 그럼 더 자유로울 것.- 평화 컨퍼런스에 가겠냐고 의사를 물어주셨다. 너무 가고싶어졌다.- 헌재 ‘..

2025 2025.04.02

오늘도 꿈

간밤에 자다가 r이 작년 디씨 벚꽃 사진을 올린 걸 보고 다시 잤는데 꿈을 꿨다. 그 게시물에 사람들이(여자들이) 엄청 댓글을 달고 팔로워가 미친듯이(2M) 늘어버린 것. 일어나서 생각했다. 나는 바보같게도, 또한 인정하기 싫지만서도, 걔 주위에 있는 불특정다수를 엄청나게 질투를 하는구나 ㅎㅎ 어제 교회에서 “누군가에게 홀랑 빠져서 잘 보지 못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상대방의 일상을 사랑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참 이야길 나눴는데 너무 명백했다. 내가 이게 자신이 없다는 게 말이다. 그렇게 우린 본능적 끌림과 사회적 공동체적 규범에 의한 선택, 서구와 우리 사회의 경향성, 하지만 사랑에 수반되는 책임감은 본능과는 상관 없이 일단 무조건 노력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 등을 얘기했다. 또한 본인이..

2025 2025.03.31

엘피를 파는 곳에서 우린 각자 원하는 판을 골라 서로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나는 왬 엘피를 골랐고 급한 일 때문에 먼저 나섰다. 이후에 걔가 뭘 골랐지? 궁금해하며 걔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바닥에 올리비아 로드리고(?) 엘피가 있는 걸 봤다. 하하 역시 내가 굳이 고르지 않을 걸 고르는군 ㅎㅎ 생각하면서 걔를 다시 만났는데… 뭔가 재밌었는데 그 이후가 기억나지 않아… 아마 내 친구가 그제 보여준 데이트 장소(옛날 엘피가 전시된 곳) 때문에 내가 그런 꿈을 꾸었나봐.

카테고리 없음 2025.03.24

어느날 자연인

엄마가 어느 날부터 자연인을 즐겨보시기 시작했다. 난 보통은 흥미 없어 하는데 지난 주 방송은 달랐다. 7살에 어머니를, 그보다 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작은 집에서 자란 자연인. 10대에는 형들이 돌아가시는 비극도. 그렇게 가난하지만 바다로 산으로, 굴 캐 먹고, 칡 캐먹으며 자라, 상경한다. 대우빌딩 공사장 인부로 일당 몇백원 받으며 일하고, 이후 운전 실력으로 1등을 해 63빌딩 주차 관리인으로 13년을 근무하셨다고. 어느날은 한 국회의원이 정문에 떡 주차를 해놨길래, 다른 데 데라고 했다 뺨을 맞으셨다. 귀퉁이에서 울고 비참한 시절을 보냈지만, 식당일, 공장일 하며 쉬지 않고 함께 일한 아내와 함께 아파트도 장만한다. 이제 살만한가 하는 때, 아내는 감기가 폐렴이 되어 1년을 병원에서 앓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3.18

밴쿠버 1일차를 다시 복기하자면

그러니까 내 망충한 기억에 따르면, 내가 좋아하는 합정의 카페에 갔던 그날, 그날은 분명 출국일이었다. 그날은 근무일이기도 한 데다 외부 회의가 있어, 캐리어를 끌고 출근을 하며 엄마의 배웅과 함께 집을 나섰고, 회의 전까지 커피를 마시며 일을 했다. 회의 장소가 하필 홍대 옆이라, 공항가기 딱이라고 좋아했다. 출국 직전에 하는 망충한 짓으로는 여권 까먹기, 티켓 예매 시 성과 이름을 바꿔써서 출국에 지장이 생기기, 환전 까먹기, 비자가 필요한 나라 비자 발급을 준비하지 않은 것 등등이 있겠지만, 그건 너무 안타깝긴 해도 이해가 가는 실수들이다. 하지만 내가 한 짓이 진짜 망충 멍청했다. 그니까 나는 출국 날짜를 잘못 안 것인데, 단순히 잘못 안 것인지, 아님 발권 때 무엇이 씌여서 날짜를 잘못 본 건지..

2025 2025.03.08

밴쿠버

시차 적응 이행률 0%. 어제 공항에서 워크퍼밋 받은 걸로 사실 모든 목적을 다 이뤘는데… 정이 붙어야 할 도시에서 날씨가 구리구리하고 일에 대한 압박으로 쉽지 않아. 혹시 몰라 2년짜리 보험 들고, 만료된 신체검사 다시 받고… 안 해 놓으면 후회할까봐 갖은 절차를 감내했는데. 왜 이러니 밴쿠버야, 힘좀 내봐!휴우 오늘 R은 내게 늦은 답장을 했지만 마음으론 한뼘 더 멀어진 날. 내 마음이 언제 떨어질지 계속 지켜본다.

2025 2025.02.24

day 1. 밴쿠버 파이널리

정말… 인도로 출국 때 이후로 역대급 망충한 출국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 하긴 했는데. 비가 생각보다 너무너무 많이 와서 숙소까지 또 개고생. 와중에 찍은 사진 몇개. 그냥 먹고픈 건 없고 팀홀튼 생각 뿐, 부랑자 사이에서 커피랑 도넛 야금야금. 그나저나 또 ‘새로운 도시병’이 도졌다. 새로운 도시를 잘 못 즐기는 병… 가봤던 곳을 그리워하는 병. 와중에 R이 또 지가 궁금한 거 물어보고 확인 안 하는 게 되게 거슬린다는. 왤케 무례해? 그러면서도 낯선 도시에서 주눅들어 있으니 쨍쨍한 해가 비치던 디씨에서 데이트하던 날들이 그리워. 너 진짜 걜 떼어낼 수 있겠니?ㅠㅠ 여기에 플러스, 매니저가 보고서 검토한 답변을 미리 봐 버려서 더더욱 슽으랫으… 내일 무조건 열일해야 함.글쎄… 여기에 혼자 궁상 떨..

2025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