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들 중엔 돈으로 못 사는 게 많다. 공짜로 얻을 수 있다. 근데 너무 예뻐서 아직 제대로 볼 준비가 안 된 거 같아 나중에 맘먹고 만나봐야지 하니 이미 멀찍이 가버렸다. 시간만 훌쩍 지나 낡고 녹슬어 영영 잃었구나. 근데 어느 날, 아아주 가끔은 알게 된다. 다 떠나버렸다고 생각한 순간에 날 지탱하고 지켜주는 게 아주 가 버린 건 아니란 것을. 몰랐는데 여전히 날 보고 웃는 그 존재를 마주할 때 나는 다시 내 얼굴을 찾는다. 왜 이렇게 소중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 내 곁에 남아있는 걸까? 돈이, 음식이 날 살게 하는 와중에 그것과 다른 무언가가 사람을 일으키는, 그 말도 안 되는 힘을 목격할 때마다 난 그게 처음 일어난 일인 양 늘 익숙하지 않게 감탄하고 싶다. (아 아까와라... 닳아 없어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