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4

4. 그댈 나는 어쩔 수 없어

이 노래에 내 마음을 다 쏟아놓고 있어. 언제 또 이렇게 절절히 들었나 싶게 잊을 것 같아서 기록을 한다. 이런 노래 없이 타향살이 어떻게 해 ㅠㅠ 꿈을 꾸나요 나의 무릎 베고서 꿈의 강 너머 내 맘을 보나요 잠든 그대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기도 드리죠 영원한 사랑을 곁에 두어도 가슴에 안아도 그댈 나는 어쩔 수 없어 늘 터질듯한 마음을 뒤로 오직 그대만을 사랑한단 말 밖에 눈을 감아도 찾을 수 있어 세상이 끝나서 깊은 어둠에 묻힌대도 듣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 내 뺨에 흐르던 그대 눈물을 그 사랑을 날 가득히 담은 그대 눈빛에 마냥 난 행복하죠 Good Night Kiss로 잘자라 말하고 혼자 돌아오는 밤이면 또 내일 다시 사라져 버릴 꿈일것만 같아 뒤돌아 그댈봐요

2022 2022.12.18

3. 아버지가 옆에 있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캐롤을 부르는 시간이었다. 중국어 순서가 되자 한 열 두세살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거의 시작하자마자 생각보다 관중이 많아서인지 목소리가 떨리다 가사를 까먹었다고 중단. 목사님이 센스있게 나와서 “떨리니? 다시 해볼까?” 하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콩트인가 했다. 하여튼 다시 목소리가 바르르 떨리고 아이는 무대 가운데 자포자기한 채 서있었다. 급기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아버지가 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무대로 나왔다. 아들의 등을 한번 쓰다듬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이번에 아들은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와 끝까지 노래했다. 저 가족에게 내리 기억될 순간을 본 것 같다. 소년의 미성으로 부르는 중국어 캐롤은 아름다웠고, 아버지가 든든히 옆..

2022 2022.12.18

결국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딤후 1:3-12 하나님의 사랑은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저는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때론 믿음이 대를 이어 내려옵니다. 하나님을 아는 선량한 마음이 대를 이어서 계속 다른 사람과 연결되게 하고 사랑을 나누고 주고 받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믿음이 이렇게 살아 움직여 큰 힘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님은 그 사랑의 능력에 당당해지라고 하십니다.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라고. 우리가 감히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구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우린 이러한 것들과 반대되는 사람이었으나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주께서 나타나신 이래로, 이보다 더 분명한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죽음이 패하고, 생명이 끊임없이 타오르는 빛 가운데 굳건해졌다는 사..

2022 2022.11.17

a glimpse of happiness (희미해졌을지언정…)

“Life was so hard for you and that you had to struggle in-front of the whole world.” (힐러리 더프 인스타그램) 소식을 듣기 딱 3일 전 그 사람의 노래를 들었다. 마음을 안심시키고 좋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어서 일부러 그랬다. 내 인생의 전성기, 설레는 꿈을 꾸고 대중 문화를 양껏 흡수하던 그때, 선물 받은 생애 첫 씨디플레이어에 씨디를 넣고 ‘재생’을 누르니 샤샤샤샤샥 돌아가던 씨디가 마침내 첫 음을 딱 재생시킬 때 난 마음이 아니라 온 몸으로 벅찼다.🥲 아이고 소중해라. 소중한 기억이야 백 개 넘게 나열할 수 있겠지만 굵직하게 요약하면 딱 그런 경험인 거다. 그냥 그런 세대잖아. 대중 가수가 개인 인생에 큰 점 하나를 찍는 역사야 내..

2022 2022.11.08

주님은 나의 빛

내 이름 뜻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몇번은 성까지 붙여서 “아~ 하나님의 빛이네?”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다. 희한하게도 그렇게 성까지 붙일 생각을 안 해봐서 그런 의미를 만들어 준 게 고마웠다. 근데 요즘은 ‘내가 감히…’란 생각이 든다. 그냥 ‘하나님은 빛이다. 하나님은 나의 빛이다’란 뜻으로 살고자 한다. 그게 더 나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빛과 소금으로 살라고 하셨건만! 나는 아직 하나님이 빛이라는 게 왜 이렇게 갑격스럽다냐. 물론 지금도 한바탕 안도하고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근데 나는 늘 그럴 것 같아요! 죽을 때까지 좋은 일에 웃다 나쁜 일엔 울겠죠. 그래도 결국엔 항상 돌아올 거야 나는. 나는 오락가락하여도 하나님은 단 한번도 빛이 아닌 적이 없었으니까. 비록 빛 한줄기 보이지 않는 땅에 살..

2022 2022.11.05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주실 것이다

방금 전례독서의 이 말씀을 묵상했는데, 오늘 마침 2년 전 이 게시글에 조회수가 있어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을 얹겠냐만은. 무고한 죽음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참사 앞에서 또다시 주님의 자비와 위로를 구하는 답답한 세상이다. 교회는 또 할로윈이 사탄을 숭배하는 거라느니 어쩌구. 저기요, 지금 이 상황을 불 보듯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지?” 말하는 한 나라의 뎨툥렁이라니, 이게 악이 아니면 무엇이 악입니까. 경찰이 있어서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데 정권 퇴진 시위 진압하는 데 경찰 병력 파견하느라 인력이 없었다는 책임자라니, 여기서 나는 엄청난 잔혹함을 느낍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얄지 나는 모르겠으나, 저들에게 그 악을 갚아주셨으면 한다.

2022 2022.10.31

철을 따라 양식을 주실 분

시편 145:14-19 누구나 쓰러지면 붙들어 주시고 거꾸러지면 일으켜 주신다. 모든 눈들이 당신을 쳐다보고 기다립니다. 철을 따라 양식을 주실 분, 당신 밖에 없습니다. 당신께서 손만 벌리시면 살아있는 모든 것 원대로 배부릅니다. 주님 가시는 길은 언제나 바르고 그 하시는 일 모두 사랑의 업적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부르는 자에게 진정으로 부르는 자에게 가까이 가시고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의 소원을 채워주시며 그 애원 들으시어 구원해 주신다.

2022 2022.10.26

virtuality

겨자씨와 누룩, 하느님의 나라라… 갸우뚱하면서도 아주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감상: 그냥 내가 평소 좋아하는 인생의 법칙 중에 갑자기 뿅이 있다. 영화 중엔 그레타 거윅의 프란시스하, 윌스미스의 행복을찾아서가 좀 이런 법칙을 보여주고 있는데. 고단한 삶을 살면서 전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갑자기 뿅 잘 된다는 이야기다. 완전히 퍽퍽하고 힘든 삶, 그리고 잘됨… 딱 두 가지다. 어떻게 보면 너무 갑자기..? 인듯 하면서도, 어쩜 그게 진짜 인생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라고 하면 이게 성경 전체의 주제일텐데… 과연 이런 가벼운 감상으로 연결지을 만한 것인가 한다면 나는 예스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걸 쫓는다는 건 사실 세상에서 제일 허무맹랑해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

2022 2022.10.25

in all she does, she prospers

시편 1편을 묵상했지만 거의 올해 나의 말씀과도 같은 요나서를 많이 떠올린다. (또한 방금 들은 설교 말씀과도 겹쳐서) 나의 신념, 곧 죽어도 맞다고 우길 만한 내 신념으로 내가 의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나의 착각은 죄인을 의롭게 하시는 주님의 역설을 경험하기 힘들다. 누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공로를 드러낼 수 있겠는가. 삶의 부족하고 부끄럽고 비참한 순간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구하는 자리, 그곳의 그 마음을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지 않으시겠는가. 고로 시편 1편처럼, 나의 생명은 주의 법을 기뻐하고 밤낮 묵상하며 그 원천을 늘 주님으로부터 공급받는 데서 피어난다. 그것만이 내 모든 “행사가 형통”한 길이다. 하느님의 자비를 구할 때 나는 내가 잘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 모양이 무엇이 되었든..

2022 202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