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지나면 영영 잃는 것 같지만서도, 결국엔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기도 하니 시간과 계절이란 건 한편 얼마나 귀중한 약속인지. 아침과 오후 내내 내가 어떤 시간을 보내든 다시 밤은 온다. 봄과 여름의 지난한 시간을 거쳐 늦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어 모든 소란이 잠잠해 지는 때가 온다. 오랫동안 새벽이 빌려준 마음에 기대어 살아,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 항상 어렵다. 내가 살아내야 할 저 소란스런 공간에 발 디뎌야 또 이 하루가 지나갈텐데, 발 들여놓지 않고서 아무 것도 일어나는 게 없는데. 저 너머 아침이란 곳은 내 소리가 가닿지 않고, 무지개마저 말라버려 빗줄기가 끊일 줄 모른다. 그 와중에 신은 사람이 되었고, 그것도 우는 사람이 되었다. 시간이, 계절이 돌고 돌아 다시 내 분주한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