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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힘이 없어

한 달 간격의 시험 두 개를 준비하면서 인스타를 닫았다. 시험 하나를 마치고 두 번째 시험을 준비 중인데 그 사이 두 곳에 넣을 이력서, 커버레터도 썼다. 다시 가열차게 공부해야 하는데 집중이 안 된다. 공부가 지겹나, 더워서 무기력한가, 아무튼 답답해서 버스 타고 사고 싶은 것도 없는데 쇼핑몰을 돌고 왔다. 모르던 건 아니지만... 쇼핑몰을 나서는데 내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너무 명확히 떠올랐다. 오랫동안 지긋지긋한 짝사랑이 끝나 마음에 힘이 없는 거지... 넌 날 너무 힘들게 했지만, 내가 가장 기뻤던 순간도 너에 관한 거였으니까. 엄청 힘든 건 아닌데 내게 기쁨을 주던 걸 잃어서 그냥 마음에 힘이 없어. 이런 마음도 한주, 한주 지나다 보면 무뎌지는 순간이 오겠지. 기대되는 건 아니지만 그저 내..

2025 2025.07.13

그냥

불편하게 살아도 불편하게 느끼지 않던 나. 인간성이란, 삶이란 그런 건 줄 알았다. 앞으로도 나는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사는 인간일텐데, 그럼에도 '응당 그러해야 한다'는 생각은 차츰 작아질까? 불편함으로 내 정체성을 규정하던 날들이 스쳐간다.또한 '다름'으로 나를 규정하던 날들도 스친다. 타인과 결코 같을 수 없다는, 나는 그들을, 그들은 나를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Your statutes are wonderful; therefore I obey them. The unfolding of your words gives light; it gives understanding to the simple. I open my mouth and pant, longing for your command..

2025 2025.06.10

폭풍 같은 퇴사 후 요 며칠

폭풍같이 사람들을 만났다. 4/27-5/1 감동적이었던 내 마지막 부산 출장5/1 부산에서 오자마자 좋아하는 친구 하나가 퇴사 기념으로 맛난 거 사줬다5/2 하나네서 외박 후 집에 와 씻고 호주 언니들과 경복궁 나들이 + 익선동 삼겹살, 까리한 바 (추웠음)5/3 컨퍼런스에서 친해진 사리와 명동에서 접선, 을지로에서 커피, 광화문 찍고 명동으로 돌아와 스트릿 푸드. 다시 북촌 인근서 떡볶이 먹고 좋아하는 길따라 안국행.5/4 로날드와 동인천서 아침부터 닭강정에 맥주. 난 싸리재 가서 커피 한잔 후 호주 언니들과 홍대로. 연남에서 맥주 한잔 후 경의선 철길서 치맥 (어쩌다 치킨 데이). 신촌으로 옮겨 오래된 음악바 갔다 할맥 마무리.5/5 강남서 대학원 동기들. 파스타 먹고 내 추억이 어린 구테로이테. 한..

카테고리 없음 2025.05.08

d-15 정신줄

퇴사 디데이 일기를 오랜만에, 그것도 아침에 끼적인다. 큰 부담이 있던 일 몇 개를 끝나니 훌쩍 숫자가 줄어있다. 일을 엄청 열심히 한다고도 못하겠는데, 일 외에 다른 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아서... 시간 날 때 한다는 게 주구장창 핸드폰 스크롤 내리는 것 뿐이다. 정신줄 잡고 일은 하고 있으나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는 기분. 이 기분을 끊고자 일 시작하기 전에 간만에 시편을 읽고 싶어서 블로그라고 열었다. r과는 다시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내가 다 놀랄 정도로 pms가 심하게 온 이후로 난 대체로 크게 동요 없이 지내고 있다. 이런 롤러코스터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끝이 오겠지 하면서. 지금은 이런 생각이 그렇게 날 힘들게 하지 않는 그런 상태.시편 70하느님, 나를 살려 주소서. 주여,..

2025 2025.04.16

d-24 빛나는 사람에 대한 감상, 극도의 불안감

정말 대바보 같은 하루를 보냈다. 불안함이 극으로 치달았는데 머리는 멍하고 하루종일 손이 떨릴 정도. 오늘 이 일은 기록도 하기 싫다… 사실 그거 아니면 좋은 하루 보냈다. 미팅 있어서 서울대 갔다가 만나뵌 교수님이 너무 천사여서, 빛나는 사람에 대한 동경을 한껏 품게 됐다… 지난주 금요일과 오늘, 멋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이 일에서 누린 제일 큰 호사다. 선한 일을 하면서 실제로 다정하고 선한 사람… 내가 가진 큰 이상이다.하여튼 쓰고보니 웃기네 ㅋㅋ 극도로 불안했다면서 오늘 미팅에서 저리도 감동을 받았다니. 내가 이런 꼴이어도 영 엉망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암튼 일 끝나고 통화하기로 한 친구에게 “지금 엄청 불안해보이네” 진단 뚝딱 받고 나를 바로 보게 되어서, 아침에 보냈던 메시지를 지웠다. 맨..

2025 2025.04.07

d-27 혹은 탄핵절

짜릿하고 행복하다. 이 생각을 내내 반복한 하루.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자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안국에 들르지 못하고 지하철 안에서 선고를 들었다. 빤한 결과이고 안심하기까지 했는데 막상 “파면한다” 네 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일 마치고 집에 가면서도 선고 영상을 돌려봤다. 이제 다시 시작이고 너무나 희망적이다 🙌오늘은 평소 존경하던 변호사님과 회의를 했고 고성에 있는 어떤 교회 얘길 하면서 또 놀라운 접점을 찾았다. 맛난 (탄핵정식이 된) 밥을 사주셨고 내 퇴사 소식을 말씀 드렸고 또 맛난 커피를 마셨다.감사합니다 하나님 동료 시민 여러분 남태령 키세스단 ㅠㅠ

2025 2025.04.04

d-29, 그리고 d-1 🙏

“아까 콜에서 표정이 편해 보여서 맘이 넘 안 좋았어요”무슨 말인고 하면 - 그동안 맘고생 심했구나를 의미하신 것일 거다. 와 편한 표정도 티가 나는구나…내일은 원래 12시 안국역에서 미팅이 있었는데 왠걸 헌재 탄핵선고가 11시라 장소를 혜회로 바꿨다. 난 좀 일찍 나서서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갈 예정…! 하필 내란 시작되고 일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가 커서 집회에 많이 참여 못해 동료 시민들께 부채감이 있다… r에 대한 맘이 또 좀아까부터 편안해졌다. 여튼 더 절절한 사람이 늘 피해보는 쪽은 맞지만… 그도 그 나름대로의 표현과 관심을 나 역시도 제대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 우리 둘은 진짜 정반대의 사람 같다.

2025 2025.04.04

d-29 세종 마지막 출장 (아마도)

아마 여기로의 출장은 마지막일듯. 아침에 기차 기다리는데 r한테 카톡이 왔다. 예전에도 그 시간에 기차 기다림서 카톡하다 거의 싸웠는데. 그냥 좀 이야기하다 또 되게 맥빠졌다. 사실 맥빠질 건 하나도 없는데 내가 관심도 없고 또 의미도 없는 걸 화제로 꺼내니까 그냥 나혼자 실망스러우니 그게 내 맘을 쓸쓸하게 하는 거다. 이제 내게 남은 건 r은 내게 너무 안 맞는 사람이란 거 뿐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몇번 메시지 주고 받다 눈감고 기도했다. 이 지나가는 사람, 보낼 때가 와도 슬퍼하지 않게 해 주세요. 또 새로운 만남이 있어도 슬퍼하지 않게 — 이게 슬프다는 게 딱하지만 🥲일 얘기는… 그냥 마지막 출장 잘 끝났다고 🤓 오는 길에 택시기사님은 과거 계엄의 공포를 아는 민주당원이었다는 것. 대구 출신 사..

2025 2025.04.02

d-30

퇴사 디데이 시작. (사실 d-30은 어제 🥲)L간사님을 만났다. 일종의 멘토. 느낀점은:- 나 요즘 멘탈이 자유롭다. 항상 (그래도 꽤) 내 진로와 상태를 걱정해주는 분인데, 내 상태에 대해 눈치가 안 보인다. 교회를 안 나가는 내 상태도, 조직이 없다는 것도, 퇴사를 한다는 것도, 캐나다행을 계획하지만 대책이 없다는 것도.- 매년 강의 내요이라는 ‘스테이풀리쉬, 스테이헝그리’의 진짜 의미와 그 연설이 지금껏 회자되는 이유를 알려주셨다. 무릎을 탁 쳤다. 어차피 우린 그냥 직감대로 사는 존재라는 걸. 결국 믿을 사람은 나뿐이다. 어떤 규격이 있는 인생, 누군가가 제시하는 삶… 어차피 그렇게 안 살잖아? 그럼 더 자유로울 것.- 평화 컨퍼런스에 가겠냐고 의사를 물어주셨다. 너무 가고싶어졌다.- 헌재 ‘..

2025 2025.04.02

오늘도 꿈

간밤에 자다가 r이 작년 디씨 벚꽃 사진을 올린 걸 보고 다시 잤는데 꿈을 꿨다. 그 게시물에 사람들이(여자들이) 엄청 댓글을 달고 팔로워가 미친듯이(2M) 늘어버린 것. 일어나서 생각했다. 나는 바보같게도, 또한 인정하기 싫지만서도, 걔 주위에 있는 불특정다수를 엄청나게 질투를 하는구나 ㅎㅎ 어제 교회에서 “누군가에게 홀랑 빠져서 잘 보지 못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상대방의 일상을 사랑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참 이야길 나눴는데 너무 명백했다. 내가 이게 자신이 없다는 게 말이다. 그렇게 우린 본능적 끌림과 사회적 공동체적 규범에 의한 선택, 서구와 우리 사회의 경향성, 하지만 사랑에 수반되는 책임감은 본능과는 상관 없이 일단 무조건 노력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 등을 얘기했다. 또한 본인이..

2025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