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절을 지나 성탄주일. 성찬과 파인텍.
오늘의 크리스마스 예배는 파인텍 굴뚝농성장 앞에서 드렸다. 낯선 이들 틈바구니에서, 하지만 같은 마음으로 409일 동안 75미터 위에 머무는 이들을 올려다 봤다. 그 사람들 속에서 줄을 서서 빵과 포도주를 기다리는 동안 내 마음은 하나님만 기대한다. 방금 전까지도 작은 걱정으로 끙끙 앓던 내가 말이다. 내 말로 하는 그 어떤 고백도 성찬으로 하는 고백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 행위에는 어떤 변명도 들어갈 틈이 없고, 다만 내 상황과 생각이 어떻든 주가 이끄시는 삶을 살겠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작은 밀전병에 포도주를 찍어서 먹고 삼킬 때, 주님의 아픔과 눈물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포도주 찍은 밀전병을 입에 넣으며 나를 채우는 건 주님 밖에 없음을 또 한번 절감한다. 고통받는 이들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