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캐롤을 부르는 시간이었다. 중국어 순서가 되자 한 열 두세살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거의 시작하자마자 생각보다 관중이 많아서인지 목소리가 떨리다 가사를 까먹었다고 중단. 목사님이 센스있게 나와서 “떨리니? 다시 해볼까?” 하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콩트인가 했다. 하여튼 다시 목소리가 바르르 떨리고 아이는 무대 가운데 자포자기한 채 서있었다. 급기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아버지가 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무대로 나왔다. 아들의 등을 한번 쓰다듬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이번에 아들은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와 끝까지 노래했다. 저 가족에게 내리 기억될 순간을 본 것 같다. 소년의 미성으로 부르는 중국어 캐롤은 아름다웠고, 아버지가 든든히 옆에 있다는 사실은 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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