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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 동안 적은 일기를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임재에서 오는 즐거움, 수도원의 침묵과 고요, 수도사들의 사랑, 자연의 아름다움 따위에 대한 기록과 아프리카와 인도의 기근, 칠레와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자행되는 고문, 곳곳에서 진행 중인 전쟁들, 세상에 만연된 비참한 현실 (...) 마치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고 생판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두 인격이 내 안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그 둘이 부대끼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부쩍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 한쪽은 이 땅에 하늘나라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었으며 다른 한 편에서는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는 이 세상에서 지옥을 찾아내게 이끌어서 충격을 주었다. ... 코츠크 사람이 번개처럼 날 뒤흔들었다면 바알 셈은 등불처럼 내 안을 비췄다. (...) 바알 셈이 날개를 달아주었다면 코츠크 사람은 쇠사슬로 꽁꽁 묶어놓았다. 나로서는 정신적인 부족함을 껴안은 채 즐거움 속에 뛰어들 용기를 도무지 낼 수가 없었다. 바알 셈 덕에 희열을, 코츠크 사람의 도움으로 굴욕에서 오는 은총을 맛보았다. (헤셸, <진리를 향한 열정> 중)
모든 게 명명백백하다. 헤셸이 표현하는 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신뢰와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든다.
- 헨리 나우웬 <제네시일기>(최종훈 역) p.165-167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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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뢰하고, 자신을 더 쉽게 열며, 더 부드러운 심령을 가질 수 있더라면 순종이 그처럼 힘들지 않을 것이다. 거절당할 염려 없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원한을 품지 않고 항의하고, 독선에 빠지지 않고 다른 입장을 표현하는 게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논쟁을 끝낸 뒤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요구하신다면, 마음을 열고 하나님이 나를 위해 생각보다 훨씬 크고 중요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계신다고 믿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 p.172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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