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all i ask

winter_inspired 2022. 9. 4. 12:11

탕자의 비유. 어릴적엔 탕자에 집중하게 되고, 좀 커서는 억울해하는 큰 아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그래도 곰곰 생각해 보면 난 탕자네 싶은데. 오늘 목사님 말씀, “아들 둘 다 탕자다.”

어젠 비가 오고 스산하더니 오늘은 볕이 좋고 바람이 많이 분다. 트레인역에 걸어가는 데 기분이 좋았다. 갑자기 어떤 노래가 생각나 들었다. 그 노래를 자주 들었을 때 너무 좋아하던 사람이 생각났다. 이젠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반갑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니 그 이상으로 아주 좋은 친구로 남은 사람. 같이 만나 이야기 나눠도 그때 감정은 들지 않고, 설령 든다고 해도(그런 적은 절대 없지만) 무쓸모인데. 오늘 그 노래에 대상 없는 감정만 잔뜩 들어 눈물이 핑 났다. 이거 은근히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가보다. 오롯이 내 감정에 충실할 때, 아무 원하는 바 없이 그저 마음껏 좋아해 주고픈 마음 뿐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근데 진짜 그랬다.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 그리고 결국 남은 건 무엇이냐. 이렇게 그 대상이 사라졌음에도 그때 내 마음만은 내게 각인되어 있어서 어떤 포인트에서 불쑥 나를 다시 찾아오는 거다. 난 오늘 생각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정말 소중했어.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 하면, ‘소중했던 그 사람’이 아닌 ‘소중히 여겼던 내 마음’인 것이다. 사람은 정말 이기적이지… 그리고 어쩜 그 이기성은 이타성과 이렇게 한끗 차이일 수 있는지.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에 갈까 아님 여기에 더 있을까  (0) 2022.10.06
Grant us purity  (0) 2022.09.12
구월  (0) 2022.09.02
바람은 울적함도 씻어낸다  (0) 2022.08.31
윤종신이 짓고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  (0)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