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국에 갈까 아님 여기에 더 있을까

winter_inspired 2022. 10. 6. 12:10

생각해 보면 항상 괜찮은 일을 해 왔다. 대학원에서는 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논문을 썼다. 첫 직장에서 담당한 일은 소외지역 아동들에게 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직장에서는... 평화, 인권, 자유, 창의성, 기후변화 대응 등을 신나게 떠들고 듣는 일을 했다(놀랍게도 퇴사와 동시에... 그 회사는 그게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내 변함 없는 기도제목 중 하나가 사실 내 삶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게 놀라워서 포스팅을 남긴다. 곧 난 까먹고 또 다시 불평불만 가득한 사람이 될 것임을 알기에. 그 기도제목이란, 비루한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고결한 생각을 멈추지 않게 해달라는 것. 나의 좁은 마음을 그걸 담기에 부족한데 왜 자꾸 이런 생각을 멈추지 못하게 날 만드신 걸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늘 마음이 뻐근해진다.

다시 진로를 준비하는 기로에 서자 익숙한 불안감이 찾아왔다. 나는 왜 매번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지? 왜 난 돈 되는 공부를 하나도 해 놓지 않은 거지? (그럼 여기서도 기회가 참 많아 보인다.) 그치만 한편, 이 질문이 무색하도록 나는 항상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해 왔다. 물론 항상 잘한 건 당연히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난 나의 경지를 나의 색깔에 맞춰 넓혀오신 주님을 충분히 믿어야한다. 믿을 수 있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하루하루 그 섬세한 손길에 기대어 살면서 내 마음만은 허공에 떠 있어 그 온기를 느끼지도 누리지도 못한다. 한국에 갈지, 호주에 더 머물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풀리게 될 것이다. 당연히. 그래서 당분간은 매일 조금씩 한주먹 만큼의 힘만 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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