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감상문

[내맘대로 감상] 이승윤 — 무얼 훔치지 (2016)

winter_inspired 2021. 5. 5. 22:08

소중한 것들 중엔 돈으로 못 사는 게 많다. 공짜로 얻을 수 있다. 근데 너무 예뻐서 아직 제대로 볼 준비가 안 된 거 같아 나중에 맘먹고 만나봐야지 하니 이미 멀찍이 가버렸다. 시간만 훌쩍 지나 낡고 녹슬어 영영 잃었구나. 근데 어느 날, 아아주 가끔은 알게 된다. 다 떠나버렸다고 생각한 순간에 날 지탱하고 지켜주는 게 아주 가 버린 건 아니란 것을. 몰랐는데 여전히 날 보고 웃는 그 존재를 마주할 때 나는 다시 내 얼굴을 찾는다. 왜 이렇게 소중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 내 곁에 남아있는 걸까? 돈이, 음식이 날 살게 하는 와중에 그것과 다른 무언가가 사람을 일으키는, 그 말도 안 되는 힘을 목격할 때마다 난 그게 처음 일어난 일인 양 늘 익숙하지 않게 감탄하고 싶다.

(아 아까와라... 닳아 없어질까 아까워서 더는 못 듣겠는 소중한 마음입니다 ㅠㅠ)

날짜들보다 오래된 발자국처럼 노래가 신발 아래서 들려와
포기하려 했는데
낡은 마음에다 노래는 밝은 미소를 건네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난 눈물을 훔치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하나하나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 벌써 티켓팅에 성공할 자신이 없으니 빨리 씨디나 내줘요...

노래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지만 사랑이 쌓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날 위로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가 맞출게ㅠㅠ 사랑한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