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최근 꾼 꿈 이야기

winter_inspired 2021. 1. 28. 12:47

꿈1.

못생긴 강아지를 주웠다. 신문지에 돌돌 싸여있던 검고 갈색털의 개를, 신문지째 들고 버스에 탔다. 내가 데려가는 거 말고는 개를 구할 방법이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데려와 버린 것. 배고플 것 같아서 좀만 참으라고 개를 달랬다. 아마 집으로 가고 있었다. 얘를 어떻게 키우지, 내가 결국 일을 냈구나, 성격대로 일단 무작정 질렀구나 하는 걱정을 하면서 잠에서 깼다. 그 순딩한 강아지를 데려온 게 현실처럼 생생했다.

꿈2.

배경은 어느 고대 도시유적이었다. 관광지라 북적북적한 입구를 지나 안쪽에 어느 실내에서 모종의 금기시되는 모의를 했던 거 같다. 정체가 탄로났다는 걸 직감했다. 여길 빠져나가야 하는데, 아까 그 입구의 인파를 뚫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이렇게 죽을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인 줄 알았다면 우리 엄마는 날 절대 여기에 보내지 않았을텐데. 속속들이 우릴 잡으러 한둘씩 모였다. 그 우리란, 정말, 저엉말 생뚱맞은, 인도 델리에서 만났던 마니푸르 출신의 한 친구였다. 그것도 한국에 와서 한 번도 연락한 적도 없는. 하지만 언젠가 좀 더 오랜 시간이 주어졌다면, 아님 한국에서 만났다면 정말 친해졌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여튼 그 친구랑 나는 도망을 가기로 했다. 그 친구가 앞장섰다. 대박, 무슨 무사처럼 휙휙 뛰어다니는 날렵한 사람이었다. 그 친구의 뒷모습을 따라가면서, 와 내가 사람 보는 촉이 참 좋네. 저 친구는 뜀박질도 저리 잘 하다니, 내가 멋있는 사람이랑 이 말도 안 되는 모험을 하고 절친이 되게 생겼구나 하면서 마음이 뿌듯해졌다. 도시유적 입구에서는 흰 옷을 입은 상인들이 아주 거대한 형이상학적인 파라솔을 접으면서 그날 장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3-4시 밖에 안 됐는데 벌써 장사를 접는다고?" 어떤 장사꾼이 다급하게 빨리 나가라고 손짓했다. 와 좀만 늦었으면 도시유적에 갇힐 뻔했네, 하며 잠에서 깼다. 한창 쫓기다가 깨어나서 한동안 멍했다. 롤러코스터 탄 마냥 너무 재미있는 모험이었다. 당장 그 친구에게 연락해보고 싶었는데 8년만에 연락해, 잘 지내니, 꿈에 너가 나왔어 라고 하기가 조금. 그것도 인디아나 존스급의 모험을 우리가 같이 했다고 말하기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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