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s out buns out 22-23

모타운의 발라드, 그리고 본다이의 기분을 찾아다니는 습관

winter_inspired 2023. 9. 14. 14:25

1년 반 호주 생활의 하이라이트는 본다이 비치에서의 6주였다. 그리고 그 6주 동안 가장 잘한 것 한 가지는 내내 모타운 노래들을 들은 것이다. 본다이 생활에 너무 잘 맞는 배경음악이면서, 회색 건물에서 시름시름할 때도 내 눈앞에 본다이 풍경을 촤라락 펼쳐주는 어딘가 애달픈 보물상자가 되었다.

이제는 조금 아껴들어야겠다는 생각인데, 이 카테고리를 만들고 처음 글을 적으면서 본다이를 오롯이 떠올리고 싶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스모키로빈슨&미라클스의 the tracks of my tears를 들었다. 그날 오후는 조금 울적했는데, 카페를 나와 후덥지근한 동네 어귀 회색 건물(우울 포인트가 확실해…)을 보며 난 다시 본다이에 갈수 없다는 생각에 또 눈물이 맺혔다. 그러다 얼마전 기똥찬 발견이었던 이 곡의 보이즈투맨 버전이 생각나 듣기 시작했는데…

놀랍게 기분이 밝아졌다. 스모키 로빈슨의 가느다란 목소리는 ‘내가 웃고 있어도 너가 그리워서 우울하거든.. 나 좀 제대로 봐줘봐’ 청승을 떨어 내가 절절히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같은 곡을 보이즈투맨의 딴따라로 들으니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이 밝아지는 게 아닌가.

아무튼 그러면서 생각하는 거다.

나는 괜찮지 않고 좀처럼 괜찮아지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마음이 조금 안정을 찾는 순간은 호주에서 맛본 즐거움을 찾아냈을 때란 걸. 지금까지는 얼마 전 펍에서 마신 페일에일과 모타운의 발라드들이 그랬다.

다음은 본다이가 눈 앞에 펼쳐지는 매직의 플레이리스트

- Baby Love / The Supremes
- The Tracks of My Tears / Smokey Robinson & The Miracles
- I Can’t Help Myself (Sugar Pie, Honey Bunch) / Four Tops
- Shotgun / Junior Walker & The All Stars
- Take Me In Your Eyes (Rock Me A Little While) / Kim Weston
- Money (That’s What I Want) / Barrett Strong
- What Becomes of the Brokenhearted / Jimmy Ruffin
- My Guy / Mary Wells
- Do I Love You (Indeed I Do) / Frank Wilson
- Do You Love Me / The Contours
- Every Little Bit Hurts / Brenda Holloway
- You Can’t Hurry Love / The Supremes
- ABC / Jackson 5
- (Love Is Like a) Heat Wave / Martha Reeves & The Vandellas
- If I Were Your Woman / Gladys Knight & The Pips
- How Sweet It Is (To Be Loved By You) / Marvin G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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