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에서의 첫 출근날이었다. 구직을 하면서 서울만 아니었음 좋겠다! 했는데 일산에서 일하게 됐다. ^_ㅠ 광화문? 강남? 성수? 마포? 어떤 분위기일지 훤히 보이는 그곳들의 그 어떤 곳에서도 일하고 싶지 않았다. 뭐 와중에 잘 됐긴 한데 출퇴근길에 나는 아직도 전혀 마음 못 잡고 있다는 걸 더 선명히 느꼈다. 무수한 식당과 현란한 간판들, 그 앞에 배출된 쓰레기 더미들… 그저 이 지역에 정 붙이기 어렵겠다 싶기만 하다.
하버브릿지를 건너 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보던 내 출근길.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들, 출근길이 행복할 수 있다는 충격. 그때, 나는 이걸 무척 그리워하겠구나란 사실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 두 번 없을 시간이라는 것도. 마음이 아플 줄은 알고 있었지. 근데 생각보다 더 많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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