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로나19의 나날들

winter_inspired 2020. 4. 3. 22:22

 

우선 학과에서 공지한 온라인 화상수업 기한은 4월까지인데 교수님들은 이번 학기 내내로 예상. 개강 첫 수업의 혼란을 지나니 이거 참 이제 너무 편하다.... 번역은 글타치고 통역은 도저히 적응 안 될 줄 알았는데. 단기간에 시스템 만드느라 학과가 많이 분주했겠고, 교수님들도 새로운 수업 형태에 맞는 또 다른 준비를 하느라 초반엔 모두가 정신 없었을 거다. 근데 위기가 반강제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을 이렇게 생생히 보니 너무 흥미롭다. 평소라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일을 요러케 저러케 해보니 그게 된다, 굴러간다! 이렇게 쌓인 경험치로 코로나19 이후 사회가 정말 많이 바뀔 것 같다.

더군다나 나는 왕복 3시간의 통학시간을 아끼게 됐다. 아무리 온라인 수업이어도 화상이기 때문에 말끔한 상태로 있어야 하니 준비하는 1시간은 똑같이 드는데, 오늘 같은 날은 수업하기 20분 전에 일어났는데도 준비(10분)와 아침(5분)까지 챙겨먹고 지각도 안 하고 수업 잘 들었다. 프로 출퇴근러에게는 상상에서나 가능한 미래에 사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지난 달부터 알바처럼 하고 있는 일이 어쩔 땐 좀 바쁜데 통학 시간 줄여서 덕은 보고 있다. 통학+출퇴근 했더라면 끼니도 대충 때우고 밤도 벌써 몇번 샜.

오늘은 수업 시작하자마자 어떤 학생이 “교수님 블라우스 너무 예뻐요!” 했는데 교수님이 “고마워요. 서비스 차원에서 이렇게 입었어요. 밑에는 저도 잠옷..ㅎㅎ” 이러셔서 빵터졌다. 요즘 의류업계에서 하의 매출은 줄고 상의 매출 늘었다는데 암튼 정말 일상 패턴이 이렇게 급격히 달라지다니.

그런데 시스템이 바뀌는 문제 이전에 이미 고통이 현실이라, 당장 내 문제가 아니라고 먼 발치에서 보듯 할 순 없다. 당장 온라인 개학을 앞둔 미디어 소외 계층 어린이들은 어쩌나. 노트북 없는 대학생들은 화상 수업을 원활히 들을 수 없다. 자영업자들은 가까운 미래가 아닌 당장 오늘이 문제다. 실제로 가게 운영하는 후배네 타격이 심하다던데. 또 온라인 개학을 한다 해도 방과후 교사하는 내 친구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기사를 볼때마다 암담하고 무섭다 ㅜㅜ

아무튼 요즘 내 루틴:
일어나자마자 씻고 커피포트 물 끓임 
토스트(식빵 굽굽+딸기잼+반숙 계란후라이) 준비 & 팀홀튼 머그에 카누 두개 넣고 물 가득
토스트와 커피를 가지고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 켜고 일 or 공부 or 수업준비(수업 전까지 3시간이 목표)
수업
점심시간, 커피 리필(카누 두개)
수업
수업 끝나고 정신놓기
저녁시간
공부 or 과제 or 일
달리기
넷플릭스
꿈나라🌝

 

BTW, T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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