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의미, 좋지 않은 의미로 “좋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어서 조금 숨 막히는 출장이었다. 나는 도대체 뭐가 문제니? 내 마음이 조금 더 즐거웠던 시간을 되짚어 보자면, 지난 두 번의 부산 출장이었다. 평소 멀리서 존경하던 분이랑 파트너 단체가 되었고, 출장 일정과 그 전후로 나눈 이야기들이 나의 열정에 조금 불을 지펴주었다. 확실한 기쁨이 있었다. 가기 전에 버겁게 느껴진 광양 출장도 나쁘지 않았다. 선한 마음을 갖고 보이지 않는 데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좋았다. 우리 단체는 나한테 버겁다. 나는 이걸 극복할 수 있을까? 조금 괜찮아졌다고 생각한 순간에 시련은 늘 찾아온다. 아마 영어 문제가 제일 클 것이다 ㅠㅠ
한편, 자꾸 r과 보낸 시간의 기쁨을 떠올린다. 그다지 내가 좋아할 만한 구석은 없는, 다시 만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 최근 보낸 시간 중 제일 즐거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의미가 있다면 과연 무엇일지. 벽면에서 사진 찍고 돌아서 왔더니 날 보고 있어 눈 마주치고 웃었던 기억이 왜 좋아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정말 나에게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사람인데, 좋다는 이유로 이리 오래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인지. 그냥 그러고 말 거면 어서 잊고 나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그걸 못하고 여지껏 질질 끄는지 말이다. 완전히 끊는 건 용기도 안나고, 그렇게 오바하고 싶진 않고.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는 연락을 마냥 기대하고 기다리는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엿같은 시간을 보내도,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내도 그저 나는 아직 자꾸 생각한다.
출장 일정 끝나고 내가 예약한 숙소에서 망고를 먹으며 이 글을 쓴다. 연말연초 후 나에겐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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