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존재하지 않은 시절, 흑인 아티스트는 늘 그래왔듯이 세상이 줄 수 없는 구원을 갈망했다."
어제 그래미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은 힙합 아티스트 챈스 더 래퍼의 무대에는 커크 프랭클린이 등장했고, 성가대 코러스와 익숙한 멜로디의 후렴구가 등장했다(How great is our God). 이후 버즈피드에서 공유한 챈스에 관한 기사를 우연히 읽고 한 신예 래퍼에게 가스펠이 갖는 의미에 대해 꽤 이해할 수 있었다. 기독교는 해방의 언어를 가져왔고 지금도 그렇다.
(알고보니 작년 5월 기사)
버즈피드 Tomi Obaro의 2016년 5월 19일 기사 [Why Chance The Rapper's Black Christian Joy Matters]를 번역함.
(원문: https://www.buzzfeed.com/tomiobaro/why-chance-the-rappers-christian-joy-matters)
(Dave Kotinsky / Getty Images)
지난 7월,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시카고에서 열린 피치포크 뮤직 페스티벌을 장식했다. 이는 시카고 출신 히어로를 위한 일종의 대관식이었다. 이 도시의 번성하던 인디 힙합씬에서 각광받던 시카고 꼬마가 메이저 페스티벌의 주요 게스트가 되기까지 불과 3년이 걸렸다. 이 모든 것은 무료로 풀린 두 믹스테이프와 그에게 영향을 준 이와의 콜라보 앨범의 힘이었다.
그의 의도는 시카고를 위한 헌사로서 딱 맞아 떨어졌다. 밥(bob), 주크(juke) 뿐 아니라 '시카고 버킷 보이즈(Chicago Bucket Boys)'를 차용하기까지 했다.
페스티벌의 마지막 밤을 위해서 챈스는 스페셜 게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게 누구인지 챈스가 한 주 내내 함구하는 가운데 팬들은 카니예 웨스트로 의견을 모았다. 예상은 달랐다. 챈스의 백업 보컬리스트들은 흰색 예복으로 갈아입고는 "Rain! Rain! Rain!"을 부르기 시작했고, 타이트한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작은 남자가 무대 끝에서 나타났다. 가스펠 음악의 슈퍼스타이자 "Melodies From Heaven"의 작곡가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이었다. 백업 싱어들은 소리 높여 노래를 불렀다.
피치포크 관객들은 대부분 백인이고 종교와는 거리가 멀었다. 7번의 그래미 수상자이자 휴스턴-라고스에 두루 팬층을 형성한 커크 프랭클린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관객에게 특유의 걸걸한 바리톤으로 손을 흔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챈스가 "Sunday Candy"를 리드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지난해 출시한 앨범(Surf)에서 주목받은 "Sunday Candy"는 신자였던 할머니를 위한 노래였다. 종교성과 세속성이 훌륭하게 조합된, 매우 비상한 순간이었다.
자신을 크리스천으로 정체화하는 미국인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7년 78%에서 2014년 71%로 떨어짐). 밀레니얼로 불리는 18세에서 35세의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는데, 위선과 비난, 죄 등에 환멸을 느낀다는 게 유효한 해석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none)"다. 하지만 모든 기독교 교파가 감소를 겪는 가운데, 흑인 개신교회의 밀레니얼은 거의 줄지 않고 있다. 미국 내 흑인들은 일반적으로 다수 인구에 비해 훨씬 더 종교적이다. 디 안젤로(D'Angelo)의 "Black Messiah"부터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To Pimp a Butterfly"까지 크리스천 음악은 이러한 영적 폭풍을 설명한다. 최근 흑인에 대한 폭력 사건으로 강하게 대중화된 행동은 음악으로서 발화되고 촉발된 것이다. 정의가 존재하지 않은 시절, 흑인 아티스트는 늘 그래왔듯이 세상이 줄 수 없는 구원을 갈망했다.
크리스천 래퍼는 모순되는 존재다. 힙합에는 악명높고 현란한 신성모독이 있지만, 신앙을 고백하는 많은 래퍼가 있고 수상 소감이나 라이너 노트에 신에 대한 감사(thanking God), 신뢰(crediting Him)의 표현을 넣기도 한다. 중력처럼 끌어당기는 흑인 교회의 힘과 흑인 일상의 문화에 대한 중요성은 결코 부정될 수 없다. 이것은 길라잡이 별이고, 좋든 싫든 우리는 그 아래서 산다.
챈스가 나오기 전에도 신앙 여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명성있는 래퍼들이 있었다.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는 "어떤 것도 랩이 될 수 있다. 예수에 관한 것 빼고"라는 주장을 즉각적으로 반박하는 노래로 짖궂게도 차트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카니예 웨스트가 신에 대해 만드는 암시적 표현은 때로 극단적이다(Yeezus 앨범의 'I am a God', 2006년 롤링스톤지 커버 참고. 그는 이에 대해 종종 사과한다). 켄드릭 라마는 크리스천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대표적 래퍼일 것이다. 켄드릭 라마는 신앙을 옹호함으로써 더 곤란해지고 편집증적이기까지하다. 수도승 같은 라이프 스타일로 알려진 그는 세상에 의한 치명적 영향을 걱정하고, 명성에 의한 덫을 삼가는데, 때론 음침하고 유머 없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챈스의 기독교성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다. 활력 넘치고, 거창하며, 전염성이 강하다. 그의 최근 프로젝트 'Coloring Book'에서 신앙과 그로 인한 영감은 앨범 곳곳에 침투해있다. 예수에 대해 언급이 없는 노래여도, 가스펠이 각인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소또 보체(sotto voce: 이탈리아어 '낮은 소리')의 콰이어가 피치를 올리는 "No Problem"을 들어보라. 크리스 톰린(Chris Tomlin) CCM풍의 "How Great" 코러스를 들어보라. 커크 프랭클린의 묵직한 하모니가 있는 후반부의 "Finish Line, Drown", 프레드 하몬드가 써 넣은 "Blessings"의 "Let the Praise Begin"도 놓치지 말라.
챈스가 가스펠 음악에 강하게 의존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장르는 시카고에서 기인한다. 1930년대에 조지아 출신 토미 도시(Thomas A. Dorsey)는 역사적 이웃 동네인 중서부의 할렘 브론즈빌에서 이 예술 형태의 선봉에 섰다. 토미 도시는 "Peace in the Valley"(엘비스 프레슬리, 조니 캐시, 돌리 파튼 등에 의해 리메이크 됨)와, 루이지애나에서 시카고로 이주한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이 미 전역의 시민 운동 집회에서 부른 것으로 유명한 "Precious Lord, Take My Hand" 등의 고전 가스펠을 썼다. "I'll Take You There"(천국에서 기다린다는 놀라움에 대한 가장 전율적 시일 것이다)로 유명한 스테이플 싱어(The Staple Singers)는 로벅(Roebuck) "팝"을 스테이플의 미시시피 블루스 기타, 메이비스(Mavis)의 그로울링, 그룬팅하는 전통 영가 콘트랄토와 결합했다. 흑인 대이동(Great Migration)의 결과로 당시 시카고는 가스펠 황금기의 진원지가 되었다. 오늘날까지 시카고는 매년 여름 대형 페스티벌을 통해 가스펠의 유산을 기린다. 가스펠은 이 도시의 생명줄이며, 챈스가 만든 음악의 배경에는 시카고가 있었다.
가스펠은 신앙에서 비롯되며, 우리가 취하거나 버리는 신앙의 상당 부분은 세대를 계승하는 면이 있다. 얼마 전 챈스는 레딧(Reddit) AMA에 출연해 그의 믹스테이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How Great"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했다. 최근 "Sunday Candy"의 영감이 된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사촌 니콜이 장례식에서 부른 "How Great Is Our God"을 듣고 그 노래를 앨범에 넣길 강요했다.
"슬퍼하지 마세요. 주가 주신 기쁨은 우리를 강하게 합니다" 선지자 느헤미야의 말이다. "주가 주신 기쁨은 우리를 강하게 합니다"라는 메시지는 가스펠 음악에서 사그라지지 않았다. 흑인 해방 신학의 자유주의적 습득과 함께 챈스의 믹스테이프는 이 법칙이 이끈다. "How Great"에서 그는 신앙의 형상화가 겨자씨보다 크지 않음을 환기하고, 냇 터너(Nat Turner)의 노예 저항을 외치며 신을 확대한다. ("Hosanna Santa invoked and woke up slaves from Southampton to Chatham Manor.") "Blessings"에서 챈스는 경찰의 잔혹성에 의해 죽음을 맞은 흑인의 생명을 예수의 궁극적 죽음에 빗댄다. ("Jesus's black life ain't matter / I know, I talked to his daddy") 챈스는 음악은 무료는 아니지만 자유를 위한, 흑인 아티스트가 레이블로부터 기꺼이 착취당하지 않는 자유를 위함이다. 그는 악마에게 소용돌이를 주고, 재낵스(Xanax) 중독을 정복할 것이며, 그는 "축복과 세속적 소유" 사이의 차이를 안다.
교회에 남아 있는 누군가는 떠나고자 하는 순간에도 불구하고 챈스의 패기는 신 안에 있는 신앙의 기쁨을 상기하게 한다. 소망과 정의는 그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때 조차 존재한다. 우리는 고통의 순간에 찾아오는 좋은 신을 믿으며, 우리 안의 기쁨을 비춘다. "나는 공적 영역에서 신께 이야기한다" 두 번째 믹스테이프 말미에 챈스는 말한다. 우리 또한 그렇게 말하도록 허한다.
'spread worth(transla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진 자들의 어머니’에게 헌정한 U2 칠레 공연의 그날 (0) | 2021.05.14 |
---|---|
제레미 덴크 칼럼 : 피아노 맨 (0) | 2019.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