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에선 향기가 나는 듯 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향기는 떠날 줄 몰라 집에 가는 길 마음 속엔 방금 본 영화로 꽉 차있는데 당장 울것 같은 기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무 이유도 모르겠고 그냥 그 감정만 가득하다. 영화든 공연이든 어떤 장면/시점에서 이유없이 엄청 행복하게 벅찬 기분이 들때가 있는데 이 영화에선 엠마 톰슨이 기차타고 뉴캐슬로 가는 부분에서 그랬다. 이것도 딱히 이유는 모르겠고. 여튼 <칠드런 액트>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영화였고 지금 감정으론 올해 이 이상의 영화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아ㅠㅠ 판사와 소년이 서로에게 주고받은 영향에 대해 어떤 말을 갖다붙이려니 어줍잖게 의미부여하는 것 같아서 관두게 된다. 대신 병동에서 함께 부르고, 그 후 소년이 곱씹고, 엠마 톰슨이 피아노로 치고, 그렇게 연결된 노래 sally garden. 이 노랜 또 하필 이렇게 아름답고요.. 아무 개연성 없는 사람이 스쳐가다 흔적을 남기면 앞으로만 부지런히 달려가던 일상에 잠깐 제동이 걸리고 그 틈에 방향을 조금 틀 여지가 생긴다. 사람 사이 어떤 중요한 계기는 어쩜 이렇게 이성과 현실적인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인가. 되게 슬프면서도 묘하게 멋진 사실이다.
엠마 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