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feel it in the way

늦은 오후, 빛이 좋았던 어느 날
구름이 꼈지만 맑은 날이 있다. 이상하게 아주 청아하고 말간 노란 빛이 드는. 그날 기차에서 그 볕을 보고 마음에 밝은 기운이 가득찼다. 예쁜 볕을 봤다고 인생을 긍정하게 되는 현상, 정말 개연성 없으나.
나는 눈 앞의 일로 언제나 그렇듯 아등바등 하는 중이다. 이 일을 해결해달라고 기도하게 되는 나지만 생각보다 조급함 때문에 힘이 들진 않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그 이유를 들여다 보면, 결국 하나님께서 내가 했으면 하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꾸준히 그런 일을 해왔다는 것과 꺾이지 않는 어떤 마음의 소망이 있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여기 더 있게 된다면 그건 사람들 때문이 아니다. 가끔 그 인연들이 소중해, 이렇게 헤어질 인연이 아닌데 내가 더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도 하지만 궁극적으론 그건 명백히 이유가 아니다. 내가 더 나다워짐에 몰두할 수 있을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믿는다. 지금은 눈앞의 현실의 문제를 빨리빨리 해결해 주셨음 하지만, 언제는 해결 안 해 주신 적이 있나 싶어 긴장을 늦춘다. 언제나 그건 나의 목적과도 같았지만 하나님의 더 큰 그림에서 그 문제들은 한번도 궁극적이었던 적이 없을테니까. 그 하나님의 관점에 나의 마음을 계속 싱크로나이즈 하려는 나날을 살고 있는 게다.
애플뮤직에서 그때그때 기분에 맞춰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취미가 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내 숨듣명) 발라드를 모아봤는데 너무 좋아. 나오는 노래마다 나만 아는 사연들이 촤르륵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