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lack lives matter

winter_inspired 2020. 6. 4. 01:55

예전에 공부할 때 발견한 가장 멋진 개념이 “다름”이다. 사람의 정체성은 타자, 즉 나와 다른 외부와 살갗이 닿는 접촉면을 감각하며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름은 인간이 (원하든 원치 않든) 태어나면서부터 겪게 되고 타인을 감각하며 자신의 존재를 인지한다. 하지만 권력은 이를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 통치에 활용한다. 가진자와 배운자, 특정 성별과 인종이 표준이 되어 나머지는 배제되며, 심지어 배제가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어떤 기준이 주류가 되어 그 집단에 편입되지 못한 삶들은 지워진다. 다름은 용인될 수 없으니까. 국회의원의 자녀, 혹은 강남 어느 학교의 학생들에게 재난이 일어났다면 그 배는 구조되었을 것이라는 절규가 서글픈 건 너무 맞는 말이어서다. 대학교 때 수업 중 스티브 잡스의 죽음과 가난한 국가의 아이가 아사하는 것에서 두 생명의 가치가 다르냐는 질문에 스티브 잡스의 생명이 더 귀하다고 말했던 학생은 고작 스물 한 두 살이었겠지.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가진자에게 더 많이 너그럽던 그 사이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고는 계속 되고 있으며 성범죄 피해 여성은 고통을 혼자 감내하고 미국에서는 여전히 경찰의 총 뿐 아니라 코로나로 희생된 높은 비율의 인종이 있다. 배제된 사람들의 고통은 당연하다는 문화가 어디나 만연해 있지만, 이것을 깨는 사람들 역시 어느 역사에서나 늘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