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ed from
일 포스티노(1994) - 메타포레
winter_inspired
2017. 4. 12. 01:05
어느날 시인과 함께 시가 그에게 왔다. 자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한 말들만 가진 그 남자에게 시는 언어를 채워주었다. 은유로 시를 써서 베아트리체의 마음을 얻었다. 점차 바닷가와 섬, 그가 속한 모든 세계는 시와 은유의 언어로 새롭게 다가왔다. 은유는 가장 에두른 것 같지만 사실 가장 솔직하며, 두껍게 쌓은 언어엔 표현한 이의 마음이 듬뿍 담겼다. 시인이 떠나고 난 자리, 공허해져 버린 그는 시인이 사무치게 그립다. 시인은 떠났지만 시는 계속 거기 있었다. 시를 얻게 된 그는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다. 자기의 언어가 생긴 그에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란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할 뿐이다. 그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말을 갖게 된 이상, 말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떤 거창한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 외에 또다른 선택지가 없는 삶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에의 삶은 인간이 그리는 큰 그림을 통해 이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결국 닮아갈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이끌리는 것 같다. 일상에 잇닿은 시의 탄생은 늘 대단하지도, 그렇다고 늘 간단치도 않다. 마치 일상처럼. 사람이 시를 가졌다는 엄청난 축복은 대단하지도, 마냥 달콤하지도 않다. 그저 우리 일상에 머무는 일들일 뿐..
마리오가 자전거를 탈 때마다 흘러나오는 Mi Mancherai, 거기에 섬과 바다는 아름다우니 그냥 설렐 수밖에 없다.. 이 영상은 안드레아 보첼리 목소리까지 입었으니 모쪼록 황홀해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