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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걸스(2003) - 감춰지고 존재하는
winter_inspired
2017. 6. 6. 21:30
어린이 로레인은 어른스럽고, 어른 몰리는 철 없다. 극과 극의 둘은 보모와 돌봄 받는 아이의 관계로 만나 끊임 없이 좌충우돌하는데. 어느 날 몰리의 방에서 그녀의 어린 시절 가족 사진을 본 로레인이 묻는다.
"언니네 아빠야?" (Is he your dad?)
"지금은 아냐." (Was.)
또 다른 장면. 몰리는 보모로서 매일 로레인의 집에 가지만, 그 날은 몰리가 처음으로 로레인의 아빠를 보게 된다. 집의 아주 구석 방, 호흡기에 의존한 채 침대 위에 누워있는 식물인간 아버지. 놀란 몰리가 묻는다.
"너희 아빠야?" (Is he your dad?)
"지금은 아냐." (Was.)
대답과 동시에 로레인은 머리에 걸쳤던 선글라스를 쓴다.
로레인의 아빠는 가려지고 감춰진 존재다. 완벽한 엄마의 의도대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빈틈없는 아이 로레인. 하지만 절대 감춰지지 않는 것이 있다. 아무리 과거태로 부정하려 해도, 아픔과 그리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존재 대 존재로 사랑 받고 싶다. 아빠도, 자신의 마음도 감춰야 하는 로레인. 결국 턱까지 차오른 서럽고 그리운 맘을 감추려다 머리에 얹은 선글라스를 무심히 썼을 것이다.
업타운걸스 (Uptown Girls, 2003)
감독 : 보아즈 야킨
출연 : 다코타 패닝, 브리트니 머피
p.s. 브리트니 머피 그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