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자들의 어머니’에게 헌정한 U2 칠레 공연의 그날
- 1998년 칠레 공연... 일부 관중은 정치적 발언이라며 격분
(롤링스톤, 2013. 11. 5)

1998년 2월, U2의 팝마트 투어가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렸다. 칠레에서 첫 공연을 갖게 된 U2는 티켓을 구매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콘서트를 TV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여전히 육군 사령관으로 현역 복무 중이었고, 공연이 열린 스타디움은 197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피노체트의 집권기에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되던 바로 그 곳이었다.
쿠데타로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들이 겪어야 했던 극심한 고통은 U2가 1987년에 발표한 'Mothers of the disappeared(사라진 자들의 어머니들)'에 영원히 남게 됐다. 온 나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U2는 콘서트의 피날레로 슬픔에 찬 그 어머니들을 무대 위로 초청했다. 무대에 오른 그들은 마이크에 대고 자식들의 이름을 불렀다.
"굉장히 아름다운 나라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One'을 부르기에 앞서 보노가 이야기를 꺼냈다. "여러분들에게 더 나은 미래가 있길 바랍니다. 그 미래로 가기까지, 우린 과거를 잘 다뤄야만 해요. 피노체트 사령관에게 요청합니다. 이 어머니들께 그 자식들이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 하십시오. 단지 그거 뿐입니다. 그 자식들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서, 이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묻을 수 있게, 그들에게 작별인사 할 수 있게, 그래서 칠레가 과거를 떠나보낼 수 있게 하십시오. 하느님이 당신의 심판자입니다. 제발,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의 품에 돌아올 수 있게 하십시오."
보노의 정치적 발언에 모두가 환호한 건 아니다. "바로 관중들이 분열되더라고요." 보노가 회고했다. "야유와 환호가 모두 들렸습니다. 누군가는 피노체트 장군이 공산주의 같이 더 끔찍한 괴물을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괴물이라고 생각하더군요. 과거를 들추는 거 자체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보노는 ‘One'의 가사를 조금 고쳐불렀다. "과거를 빛으로 이끌어내기에 오늘 밤은 너무 늦었어"라는 가사를 빼고, 감성적이고 압축적으로 '사라져간 이들의 어머니들'을 부르며 무대 위 어머니들과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 달 뒤 피노체트가 퇴임했다. 이듬 해 요양 차 머물던 런던에서 그는 인권 탄압 혐의로 체포됐다. 그리고 그는 2006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원문]
Flashback: U2 Honor the ‘Mothers of the Disappeared’ in Chile
By ANDY GREENE
(Rolling Stone, Nov. 5, 2013)
https://www.rollingstone.com/music/music-news/flashback-u2-honor-the-mothers-of-the-disappeared-in-chile-50751/
p.s.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수 십년 동안 매일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 그에 비해 아주 가벼운 먼지 같은 피노체트의 최후.